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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개요 - 대구에서 펼쳐진 생존의 한판 승부
2025년 10월 22일 수요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렸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며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한화 이글스와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의 운명을 건 대결이었다.
지난 1차전에서 한화가 9-8로 선승을 거두었고, 2차전에서는 삼성이 7-3으로 승리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3차전에서 한화가 5-4로 승리하며 시리즈 승기를 잡았지만, 4차전에서 삼성이 7-4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는 최종 5차전으로 향하게 됐다. 3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두 팀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4차전 선발 매치업은 한화의 고졸 신인 정우주와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이었다. 정규시즌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거둔 19세 정우주는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파격적인 도전이었고, 삼성은 정규시즌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한 원태인을 벼랑 끝 상황에 투입했다.
역전의 드라마 - 0-4에서 7-4로 뒤집은 대구의 함성
경기는 한화의 페이스로 시작됐다. 1회초 리베라토의 안타에 이어 문현빈이 우중간 적시타를 날리며 한화가 선제점을 뽑아냈다. 이후 정우주가 3⅓이닝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는 동안, 한화 타선은 5회초 문현빈의 우월 3점 홈런으로 스코어를 4-0까지 벌렸다. 문현빈은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한화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은 6회말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1사 1, 3루 상황에서 삼성 5번 타자 김영웅이 등장했고, 한화는 급하게 마무리 김서현을 투입했다. 김영웅은 김서현의 세 번째 구인 153km 직구를 정확히 포착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27m의 대형 포였다. 4-4 동점.
삼성은 7회말 구자욱의 몸에 맞는 볼과 디아즈의 볼넷으로 1사 1, 2루를 만들었고, 다시 타석에 들어선 김영웅이 또다시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번에는 한승혁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작렬시키며 스코어를 7-4로 뒤집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33번째이자 플레이오프 11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삼성 불펜진은 이후 완벽한 투구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이호성이 8회를 틀어막았고, 마무리 김재윤이 9회 한화의 하위 타선을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재윤은 이로써 플레이오프 통산 개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4세이브)을 작성했다.
수훈선수 - 김영웅, 진정한 영웅이 되다
이날 경기의 진정한 영웅은 단연 김영웅이었다. 4타수 3안타 6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특히 6회와 7회에 연이어 터진 3점 홈런은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극적인 한 방이었다.
김영웅은 2017년 오재일(당시 두산 베어스)과 함께 단일시즌 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 기록(12타점)을 세웠으며, 전날 3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삼성에 지명된 우투좌타 내야수는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가을야구 내내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해왔다.
경기 후 김영웅은 데일리 최우수선수상(MVP)과 농심 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 상'을 모두 수상하며 각각 상금 100만원씩을 받았다. 그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반면 한화의 마무리 김서현은 아쉬운 경기를 보냈다. 지난 1차전에 이어 이번 4차전에서도 중요한 순간 홈런을 허용하며 2경기 연속 구원 실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하며 안정감을 보여줬던 그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연속으로 무너지며 팀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 측에서는 신인 정우주가 3⅓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분전했고, 문현빈이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지만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삼성의 선발 원태인도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됐으나, 불펜진의 완벽한 릴레이로 팀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5차전 전망 - 운명의 최종 결전
플레이오프는 이제 운명의 5차전으로 향한다. 경기는 10월 24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MBC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화는 5차전 선발로 에이스 코디 폰세를 예고했다. 정규시즌 20승을 기록하며 투수 4관왕에 오른 폰세는 1차전에서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중 5일을 쉬고 재정비한 상태로 마운드에 오른다. 반면 삼성은 최원태를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원태는 이번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올 시즌 강한 면모를 보였던 투수다.
양 팀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마지막 한 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는 홈 관중의 힘을 받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고 싶을 것이고, 삼성은 4위 팀의 저력을 보여주며 3연승 리버스 스윕의 대역전극을 완성하고 싶을 것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후 "5차전 세이브 상황이 오면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간다"며 제자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잘 싸워줬다. 5차전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1991년 이후 3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한화와 삼성의 대결은 이제 최종 5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과연 19년 만의 한국시리즈를 꿈꾸는 한화가 홈에서 승부를 마무리할지, 아니면 벼랑 끝의 삼성이 기적의 역전극을 완성할지 야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팀의 치열한 승부는 10월 24일 저녁 대전에서 마지막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