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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LG 트윈스가 한화 이글스를 13-5로 대파하며 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전날 1차전 8-2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0패를 만든 LG는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최종 우승 확률 90.5%라는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한화는 베테랑 류현진을 앞세웠으나,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대전 홈구장으로의 반격 기회를 모색하게 됐다.
경기 정보 및 투수 맞대결
10월 2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은 한화의 류현진과 LG의 임찬규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애초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를 예고했으나 옆구리 근육 통증으로 빠지면서 임찬규가 대체 선발로 나섰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2006년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에 섰으며, 올해 정규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1.08로 강한 면모를 보였고 잠실구장에서는 2경기 12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투구를 펼쳤다.
임찬규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11승 7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으며, 특히 한화를 상대로는 독수리 사냥꾼으로 활약하며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고, 잠실 구장에서 치른 한화 전에서는 완봉승 한 번을 포함해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0.78의 압도적 성적을 자랑했다. 경기 전부터 '잠실 한화 전'이라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임찬규와 정규시즌 LG 킬러였던 류현진의 대결은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초반 주도권 다툼: 홈런 포 vs 빅이닝
경기는 한화가 1회초부터 몰아쳤다. 1사 1루 상황에서 문현빈이 선제 2점 홈런을 쳐낸 데 이어 노시환까지 백투백 홈런을 터트렸고, 2사 후 손아섭의 2루타와 하주석의 적시타로 LG 선발 임찬규로부터 4점을 뽑는 데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연속타자 홈런이 터진 것은 통산 11번째로 기록됐다. 한화는 완벽한 시작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그러나 LG는 2회말 공격부터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김현수, 문보경의 연속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LG는 박동원이 2타점 2루타를 쳐냈고, 구본혁의 2타점 적시타로 원점으로 돌렸으며,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간 구본혁이 홍창기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전세가 역전됐다. LG는 여세를 몰아 3회말 2사 1루에서 박동원이 달아나는 2점 홈런을 작렬시키며 류현진으로부터 총 7점을 뽑았다.
한화는 1회초 홈런 두 방으로 먼저 흐름을 잡고도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으며, 특히 류현진이 2회말부터 집중타를 허용하며 4점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류현진은 3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하며 무거운 패전의 책임을 떠안았다.
결정적 순간: 문보경의 장타쇼
경기의 분수령은 4회말에 찾아왔다. LG는 7-5로 쫓긴 4회말 홍창기의 몸에 맞는 공과 오스틴 딘, 김현수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고,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이 김범수의 초구 커브를 노려쳐 우측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작렬해 주자 셋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10-5로 달아났다.
문보경은 8회에도 좌월 투런 홈런을 추가해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활약했고 경기 후 2차전 MVP로 선정됐다. 9월 이후 치른 18경기에서 타율 0.148로 부진했던 문보경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약 3주의 기간 동안 절치부심했고, 진짜 가을 무대에서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 박동원 역시 3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으며, 두 선수의 합작 9타점은 LG 대승의 핵심 동력이었다.
불펜의 명암과 기록 경신
LG는 선발 임찬규가 3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다소 불안했지만, 뒤를 이은 불펜이 리드를 지켜냈다. 김진성은 4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2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만 40세 7개월 20일의 김진성은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새로 썼다. 이후 김진성에 이어 송승기(2이닝), 함덕주(1이닝), 이정용(1이닝)이 릴레이 등판하며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반면 한화 불펜 역시 4회 이후 LG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류현진 이후 6명의 투수를 투입했으나 LG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며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또한 한화는 2005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5연패를 당했으며, 특히 2001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잠실구장에서 포스트시즌 9연패의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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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1회에 4점을 내주고 끌려가는 경기였지만 2회 바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흐름을 되찾았다"며 "타격 파트와 전력분석,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LG는 홈에서 2연승을 챙기며 대전 원정에서의 우승 확정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문보경의 폭발적인 타격과 베테랑 김진성의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팀 전체의 집중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반면 한화는 류현진의 부진과 불펜 붕괴, 그리고 잠실 징크스라는 삼중고를 극복하지 못했다. 10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3차전에서 한화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을지, 아니면 LG가 단숨에 우승을 향해 치달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