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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가 10월 26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막을 올렸다.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와 2위 한화 이글스의 역사적인 첫 포스트시즌 대결은 LG의 완승으로 끝났다. 8-2라는 스코어로 1차전을 가져간 LG는 통계적으로 우승 확률 73.2%를 확보하며 2년 만의 왕좌 탈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정규시즌에서 85승 3무 56패로 1위를 차지한 LG는 20일 넘게 휴식하며 재정비 시간을 가진 반면, 한화는 삼성과의 치열한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르고 나흘 만에 그라운드에 섰다. 양 팀의 정규시즌 맞대결 전적은 LG가 8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앞섰으며, 특히 잠실에서는 LG가 7승 2패로 압도적인 홈 강세를 보여왔다.
톨허스트의 압도적 투구,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완벽하게 소화하다
1차전 MVP는 LG의 선발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차지했다. 시즌 중반 에르난데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톨허스트는 정규시즌 8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직행에 기여했지만, 큰 무대 경험이 전무한 선수였다. 그러나 이날 톨허스트는 그 어떤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6이닝 7피안타 2실점 7탈삼진 무볼넷. 톨허스트의 기록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특히 4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맹위를 떨친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 노시환-채은성-하주석을 단 11구로 연속 삼진 처리하며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1회초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박해민의 펜스플레이 호수비로 무실점으로 넘겼고, 3회와 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최고 구속 152km의 강속구와 커터, 포크볼, 커브를 적절히 배합한 톨허스트는 한화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6회 1사 3루에서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하주석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실점했지만, 이미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그의 역투는 팀 승리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완벽하게 소화한 톨허스트는 명실상부 LG 마운드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LG 타선 맹타, 신민재 3안타-박해민 홈런이 이끈 8득점 공세
LG 타선은 초반부터 한화 선발 문동주를 강타했다.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되며 뜨거운 구위를 보여줬던 문동주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나흘간의 짧은 휴식 후 등판한 문동주는 평소의 160km대 강속구를 찾지 못했고, LG 타선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1회초부터 LG는 분위기를 주도했다. 신민재와 홍창기가 연속 안타로 출루하며 선제 찬스를 만들었고, 박해민의 희생플라이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냈다. 5회에는 박해민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추가 점수를 보탰다. 부상에서 복귀한 박해민은 1회초 담타기 호수비에 이어 타격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진짜 결정타는 6회에 나왔다.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LG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신민재의 선두 안타를 시작으로 홍창기, 박해민이 연속 출루하며 만루를 만들었고, 김현수의 적시타, 오스틴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단숨에 4득점을 올렸다. 이날 신민재는 3안타, 문보경은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타선 전체가 고르게 득점을 생산했다.
총 12안타를 기록한 LG 타선은 한화 투수진을 상대로 완벽한 공격야구를 펼쳤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LG는 8득점을 올리며 1차전을 대승으로 장식했다.
한화의 아쉬움, 문동주 부진과 노시환 실책이 패배의 원인
반면 한화는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가 무너지며 초반부터 흔들렸다. 문동주는 4⅓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강속구는 찾아볼 수 없었고, 제구력마저 흔들리며 LG 타선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나흘간의 짧은 휴식이 그에게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타선도 부진했다. 총 7안타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산발적인 안타에 그쳤고, 결정적인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특히 노시환의 실책은 한화에게 뼈아픈 대목이었다. 6회 홍창기가 3루로 달리는 상황에서 노시환이 홈 송구를 아예 포기하는 플레이를 보이며, 추가 득점을 허용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이끌었던 노시환이었지만, 이날은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결국 한화는 6회 노시환의 적시타와 하주석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폰세와 와이스라는 강력한 '원투 펀치'를 1차전에 사용할 수 없었던 점도 뼈아팠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볼넷이 너무 많았다. 안타 수는 비슷했지만 점수에서 차이가 났다"며 제구력 부족을 패인으로 지목했다.
다음 경기 전망
한국시리즈 2차전은 10월 27일 오후 6시 30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LG는 당초 치리노스를 2차전 선발로 예고했으나, 담 증세로 인해 급히 임찬규로 변경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한화전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며 '독수리 사냥꾼'으로 활약했다. 특히 잠실 한화전에서는 3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8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에 서는 류현진을 투입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LG전 4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8로 강한 면모를 보였으며, 잠실에서 치른 2경기에서는 12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투구를 펼쳤다.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의 어깨에 한화의 운명이 달렸다.
1차전에서 완패를 당한 한화로서는 2차전이 절체절명의 경기다. 대전 홈으로 돌아가기 전 잠실에서 최소 1승을 따내야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LG는 2차전까지 잡으면 통합 우승에 크게 다가서게 된다. 베테랑 좌완 류현진과 한화 킬러 임찬규의 맞대결, 그리고 양 팀의 승부욕이 맞부딪히는 2차전은 1차전 이상의 명승부가 예상된다.
경기 일정
- 2차전: 10월 27일 월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
- 3차전: 10월 29일 수요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 4차전: 10월 30일 목요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 5차전: 10월 31일 금요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 6차전: 11월 2일 일요일 (서울 잠실야구장)
- 7차전: 11월 3일 월요일 (서울 잠실야구장)
2차전 예상 선발
- 한화 이글스: 류현진 (올 시즌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
- LG 트윈스: 임찬규 (올 시즌 11승 7패, 평균자책점 3.03)